일상(Daily Blessing)

떠난 사람들이 남긴 자리(감사 171)

매일 감사 2022. 6. 26. 11:03

*낚시 좋아하시던 어르신
낚시를 유난히 좋아하시던 어르신이 바다보다 더 바다 같은 미시간 호수가 흉흉하던 날,
그 흉흉함 속에서 낚시를 하시다가 파도에 휩쓸려 3일 만에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오셨던 날이 일 년이 되었습니다.
남편,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였던 어르신 빠진 가족들이 모두 함께 모여 지난날을 추억하였습니다.
가족 모두 어르신이 항상 유쾌하셨던 분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래선지 가족들이 모두 화기애애합니다.
생전에 개를 유난히 좋아하셨는데 키우던 개도 함께 참여하여 주인님을 추억합니다.

착하게도 예배드리는 시간 내내 얌전히 잠을 자고 있습니다.

어르신이 평소에 좋아하시던 음식들도 나누며 행복했던 시간들을 소환했습니다.
과일을 유난히도 좋아하셨다며 막내딸이 만든 수박 과일 케이크는 오늘 식탁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 책을 좋아하시던 어르신
유난히 책을 좋아해 교회 도서실에서 오랫동안 도서 담당으로 봉사하셨던 어르신이 얼마 전 삼거리에서 대형 교통사고로 그 자리에서 이 땅에서의 시간을 접으셨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 있는 걸 더 좋아하신 성격이었기에,
함께 하지 못했던 지난 시간들을 많이 아쉬워하던 가족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오늘은 그 건널목에서 길을 건너는 거위 가족을 만났습니다.
대형 참사의 현장이었던 그 건널목에서...
열심히 달리다가 파란불임에도 거위 가족이 다 지나가기를 기다리면서 먼저 떠나신 어르신을 추억합니다.
아직 그 충격을 떨쳐버리지 못한 예쁜 부인 집사님도...

우리도 언젠가는 어떤 모양으로든 이 땅을 떠날 텐데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며 애틋한 마음으로 기억해주는 삶을 살다 가면 좋겠습니다.